기사제목 작은 시골학교의 수학여행, 스스로 일정 코스짜고 대중교통으로... 함안초 독수리5형제 여행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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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시골학교의 수학여행, 스스로 일정 코스짜고 대중교통으로... 함안초 독수리5형제 여행기 화제

기사입력 2018.04.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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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의 작은 학교, 교육이 강한 학교가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면 소재지 학교가 당면한 과제는 학생 수가 점차 주는 것이다. 인구가 감소하는데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별로 없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있다. 바로 맞춤형, 특성화 교육이다.

함안의 작은 학교들도 이런 면을 중점, 추진한다. 결국은 '교육이 강한 학교' 지향한다는 얘기다. 함안초등학교가 진행한 이 학교 '독수리5형제 서울 수학여행기'는 바로 그런 면을 보여주는 케이스다.

화제가 된 '독수리 5형제의 서울 수학여행기'를 소개한다. 이 학교 6학년 담임 신정한교사의 수기이다.


“6학년의 꽃이 된 ‘함안초 독수리5형제’ 수학여행, 서울에서 추억을 캐다”

그 누가 6학년의 꽃을 수학여행이라 했던가. 그래, 수학여행을 '바로 우~~들의 꽃'으로 만드는 거야~~ 그래서 시작된 우리 독수리 5남매의 ‘촌놈 서울여행’은 마련되었고 여정이 끝날 즈음엔 평생 간직할 한송이 ‘꽃’이 되었다.

도대체 무슨 인연이길래… 초등학교 6년 내내 한 반으로 시간을 함께 보낸 다섯 아이들, 어느덧 본교 근무가 6년째인 교사-. 우리 모두는 올해를 끝으로 모두 이 학교와 안녕이다. 

그래서 우리는 길이 남을 추억을 남기기로 모의(?)했다. 함께 알고 지낸 세월이 무려 6년인데 평범하게 마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학생과 교사가 서로 의기투합한 우리의 의기투합 모의는 봄이 시작되던 지난 3월 첫 만남부터 그렇게 시작되었다.

도시는 농촌 지역의 작은 학교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현장이다. 우리가 서울을 여행지로 택한 것은 그 곳에 다양한 체험들이 있을 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선택은 적중했다, 흠흠-. 
여행 기간 내내 아이들이 저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는 장소들을 차곡차곡 기억 속에 채워 넣다보니 3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만 느껴졌다.

코엑스 내 '별마당 도서관'(함안초 홈페이지)

이번 여행은 서울행 교통편, 식사, 잠자리, 준비물부터 여행을 보다 즐길 수 있는 방법, 미션 등을 학생들이 직접 계획했다는 점이 오래 남을 거리가 될 것이다. 여행 중에도 교사는 동행자였고 안전책임자였을 뿐 모든 것들은 학생들의 계획으로 진행하였다.


1일차, "서울에서 서울을 맛보다"

(1일차 코스) 
함안역 → (동대구역 환승)→ 수서역→ 코엑스(점심식사 / 별마당 도서관 / 스타필드몰 경제체험) → SM타운 문화체험→롯데월드몰 (애슐리퀸즈-세계음식문화체험) → 서울스카이 전망대(서울 야경 관람) → 롯데호텔 L7 강남(여행 나눔과 휴식)


출발당일 설레서 5시에 눈이 떠졌다는 아이들이 함안역에서 열차를 올라 대구에서 KTX편으로 갈아타고 서울역에 도착한 건 이날 오후 1시경이었다. 

서울은 활기가 넘쳤지만, 우리 아이들의 에너지는 더욱 더 넘쳤다. 커다란 배낭가방을 하나씩 메고 경상도 사투리로 무장한 우리들을 보고 행인들은 ‘어디서 왔냐고’ 외국인을 보듯 관심을 보였다. ‘서울 어디 갈거냐고’ 묻는 질문들에 아이들은 자신들이 짠 여행일정을 설명하느라 바빴다.

첫 여행지는 <코엑스 몰>이었다. 아이들 누군가 TV에 나온 ‘별마당 도서관’에 꼭 가보고 싶다고 했고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 이 때가 아니면 또 언제?
백문이 불여일견, 아무리 설명하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더 나을 터-. 그래서 이번 수학여행에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코엑스몰에 위치한 별도서관은 한마디로 문화적 충격 그 자체였다. 서울 한가운데 신기한 것도 많았지만, 별도서관은 그야말로 별천지였던 것이다.

청와대 앞에서(함안초)

대한민국에서 제일 높다는 서울 스카이에 올라갔을 때는 펼쳐지는 서울의 야경에 다들 입이 벌어졌고, 여행의 설렘과 서울의 생소함, 생경함에 첫 날이 그렇게 저물어갔다.


2일차, 서울의 과거가 미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

(2일차 코스) 
롯데호텔 L7 강남(아침든든, 호텔조식체험) → 청와대 / 경복궁 → 북촌한옥마을체험 (맛집 탐방, 한복체험) →공연전시체험(어둠속의 대화)→ 롯데월드(저녁)→ 롯데호텔 L7 강남(여행 나눔과 휴식)

아이들은 항상 의욕적이다. 때론 불어오는 바람과도 같이 싱그러웠고, 때로는 내려쬐는 따스한 햇살과도 빼닮았다. 쾌활한 아이들, 재잘거리는 ‘함안촌놈’의 2일차 여정은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광화문 거리에서 시작되었다.

한복체험(함안초)

서울의 옛 모습, 전통이 남아 있는 모습과 발전된 오늘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과거가 현재에게, 현재가 미래에게, 계속해서 서로의 이야기를 전해 주는 모습에 귀기울였다. 

이번 여행의 경험이 개개인의 꿈과 끼를 키우고 더불어 윤택한 삶의 기초를 다지게 되는 경험들로 아이들의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 미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여행을 준비하면서 어느 한 곳도 의미롭지 않은 곳은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이들에게 가장 의미가 있었으면 했던 곳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어둠 속의 대화’였다. 

한 점의 빛도 없는 곳에서 100분 동안 서로를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소리로, 촉감으로, 마음으로 느껴보는 일, 아이들이 이곳을 어떻게 찾아서 일정에 담았을까. 교사로서 아이들의 그릇을 다시보는 계기가 됐다. 그렇게 독수리 5형제의 꿈은 현실이 되었다. 

아무것도 눈에 안 보이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여섯 명이 서로를 의지하며 보낸 시간은 꿈같았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비즈니스 호텔에서 식사(함안초)

아이들은 매일의 일정이 끝이 나면 한 방에 모여 그날의 여행이야기를 재절재잘 노래처럼 읊조리곤 했다.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하여 돌아가며 소감을 나누는데 ‘어둠속의 대화’에 대한 한 아이들의 말이 참 감동적이었다.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참 잘 왔구나 싶었다.

우려와 걱정으로 시작했던 여행이 이제는 끝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3일차, 그리고 또 다른 여행을 꿈꾸다

(3일차 코스) 
롯데호텔 L7 강남(아침든든, 호텔조식체험) → 전쟁기념관 / 내셔널지오그래픽 특별전 관람(점심) →서울역→ (동대구역환승 / 기차 도시락체험) → 함안역 (귀가)

마지막 날은 아이들이 피곤해 해서 좀 더 자기로 했다. 가야할 곳은 많았지만, 꼭 가야하는 이유보다 여유로움이 훨씬 중요했다. 여행이란, 원래 시간을 갖고 휴식과 함께 진행하는 것, 세쨋날은 호텔에서 좀 더 시간을 보냈었다.
(비즈니스 호텔 체류는 순전히 교장선생님 욕심에서 비롯됐다. 교장샘왈 “아이들이 언제 그런 체험 해보겠노, 팍팍 쓰라. 학교 안떠내려간다”였다. ㅎㅎ)

아이들은 이제는 제 집 마냥 편한지 며칠 더 있다가자고 했지만, 여행은 돌아가기 위해 떠난다는 말처럼 떠나왔던 대로 다시 돌아가자고 짐을 꾸렸다.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정한 마지막 코스는 전쟁기념관이었다. 사회 시간에 배우는 역사, 요즘의 이슈 등과 맞물려 있기도 했고 이렇게 우리가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기회를 준 숭고한 희생을 하신 분들에 대한 생각의 시간을 가지기 위함도 있었다.

전쟁기념관에서 멸종위기 동물들에 대한 사진전을 감상하면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생각으로 이 여행을 정리하고자 하였다.

3일간의 꿈같았던 여행을 마치고 우리는 잘 돌아왔다. 돌아온 그 다음 주 월요일 아침 전교생들 앞에서 여행에 대해 주말 동안 만든 영상 소개와 여행 소감을 발표하였다. 우리 독수리 5형제들이 후배들 에 으쓱으쓱해지는 순간이었다.

좀 더 좋은 것들을 보고, 좀 더 좋을 것들을 먹고, 좀 더 좋은 곳에서 지냈다는 모두의 부러움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우리가 함께 보냈던 시간들의 소중함은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웠던, 빫지만 길었던 소중한 시간들-. 

아이들은 같이 간 친구가 좋아서, 우리가 함께한 시간 모두가 좋았다고 했다. 이러니 떠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의 독수리 5형제들은 수학여행을 갔다 온 다음부터 또 다른 계획을 준비 중이다. 우리의 여행은 올 한해 지속될 것 같다.

함안초등학교  교사 신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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