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구덩식 돌덧널무덤 내 석보시설도 확인
봉분축조과정서 개를 제물로 제의행위 이뤄진 듯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함안군의 보물인 말이산고분군에서 풍성한 유물이 대량 출토돼 관심을 모은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개(犬) 순장 흔적이 확인된 것. 그간 인골의 순장 흔적은 곳곳에서 발굴됐지만, 개 순장은 최초이다.
봉분 축조과정에서 개를 제물로 하는 제의행위가 이뤄졌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오는 2일 현장에서 개최되는 말이산고분군 5-1호분 및 5-2호분, 5-3호분 발굴조사 행사에서 공개된다.
말이산 5-1호분, 5-2호분, 5-3호분은 그동안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다가 말이산 5호분 복원공사 과정에서 잇달아 발견됐다.
당초 도굴구멍이 발견되며 고분의 존재가 알려진 5호분 발굴이 시작되면서 이들의 실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명칭도 5호분에서 분기돼 5-1, 5-2, 5-3호분 등으로 명명됐다.
이번 발굴 착수는 지난 3월부터 경상문화재연구원에 의해 이뤄졌다. 조사결과 5세기 후반에 축조된 3기의 구덩식돌덧널무덤(竪穴式石槨墓)과 1기의 유물부장시설이 확인됐다.
조사된 3기의 고분은 매장주체부의 길이가 5~6m로 말이산고분군 내에서는 비교적 작은 규모로 중형분에 해당된다.
그러나 대형분에 못지않은 중요한 자료들이 확인됐다는 것이 군과 발굴기관의 설명이다.
경상문화재연구원측은 발굴과정에 출토된 내용을 크게 3가지 정도로 요약했다.
먼저 구덩식 돌덧널무덤 내 이중 개석 또는 석보(石椺. 무덤의 붕괴를 막기위해 설치한 시설)가 발견됐다. 5-2호분에서 확인된 석보시설은 국내는 물론 가야와 관련이 깊은 일본에서도 아직 확인된 예가 없어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주목된다.
둘째 5-2호분 봉분 가운데 개 한 마리의 순장이 확인됐다. 5-2호분 봉분 중앙에서 성견 1마리의 유골이 판석위에 놓인 채 확인된 것.
봉토 내 동물의 순장(순생:殉牲)은 가야고분군에서 처음 출토됐다. 봉분축조과정에서 제의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5-1호분과 연접하여 확인된 무덤 밖 유물부장 공간이다. 석실 외에 별도로 부장품을 담은 유물부장 공간은 내세에서 현세의 재현이라는 기존 유물부장의 의미와는 다른 제의적 성격을 나타내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군은 이같은 성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현장 전체를 개방하며 함께 출토된 유물 300여점 중 복원된 40여점의 대표적 유물들도 현장에서 함께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군은 10월말께 현재 진행 중인 말이산13호분 발굴조사 현장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라가야 역사 현장을 군민들에게 공개해 말이산고분군의 가치를 군민과 함께 한다는 취지다.
현장방문관련 사항 문의 함안군청 문화체육관광실(055-580-2323).